춘천 중도에 건설중인 레고랜드 부지에 고조선 유적지 사라지나
-노컷뉴스 발췌-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을 입증할 귀중한 유적지가 ‘외국 투자자본’에 파괴될 위기에 처하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춘천 중도(中島) 고조선 유적지 보존 범국민운동본부'는 12월 23일 오후 2시 30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개발 저지 범국민운동 발대식을 개최한다.
범국민운동본부에는 전국민족단체협의회, (사)현정회, 한민족사연구회, (사)대한사랑 등 200여 역사·민족·시민 단체들이 참가해, 중도 고조선 유적지 개발을 저지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범국민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강원도 춘천시는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춘천 중도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멀린 그룹이 운영하는 레고랜드는 중도에 어린이 장난감 레고 블록을 주제로 한 놀이공원에 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부동산 개발 업체 엔티피아를 중심으로 LL개발(특수목적 법인)이 레고호텔, 워터파크, 스파시설, 대형아울렛, 푸드코트 등 관광, 문화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춘천 중도에서 지난 7월에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을 입증해 줄 유적·유물이 대규모로 발굴되었다.
2013년 10월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된 중도유적에서는 고조선시대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취락, 묘역, 공방지, 밭유구 뿐만 아니라 집단 내 수장의 존재를 알려주는 청동기와 일반주민의 생활을 보여주는 토기와 석기 등도 함께 출토되었다.
이렇게 취락, 묘역, 밭 등이 종합적으로 갖추어진 복합 생활 유적이 발견된 예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물어 그 보존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형 환호취락과 고도로 밀집된 주거지, 고인돌, 각종 청동기, 토기, 석기, 당시의 생업활동을 엿볼 수 있는 공방지와 밭유적, 용도를 알 수 없는 토갱 등 총 1,400여기의 고조선시대 등의 유구가 발견되었다.
고인돌의 경우는 한반도 중남부에서 자주 보이는 개석식뿐만 아니라 최근 진주 등 영남지역에서 나오는 묘역식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 남만주와 한반도에서 발전한 고인돌 연구에도 중요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유물은 비파형동검과 선형동부라고 하는 부채모양의 청동도끼이다.
이것은 수장급의 지위에 있는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당시 이 지역에 고도로 발전된 정치체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정치체가 고조선시대 예맥(穢貊)에 속한 소국인 '맥국(貊國)'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을 입증할 귀중한 유적지가 ‘수익성을 앞세운 외국 투자자본’에 무참히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 범국민운동본부의 주장이다.
-노컷뉴스 발췌-